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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부일금고 공장(백양 장학회 박일국(51회)이사장)
 제목 :  김해부일금고 공장(백양 장학회 박일국(51회)이사장)
작성자 : 김영봉(57) / 2015-05-02

[우리 곁의 작은 건축] 3. 김해 부일금고 공장

금고 같은 외관에 품은 따뜻한 상상… 공단에 '색조'를 입히다
 
(부산일보 4/27일자 기사)
 
 
▲ 경남 김해시에 있는 부일금고 공장은 '단순한 게 아름답다'란 말이 있듯이, 금고의 두꺼운 형상을 단순하게 처리함으로써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부일금고 전경. 건축사진 작가 윤준환 제공
 
경남 김해시 주촌면 일반산업단지. 칙칙한 공장 건물이 줄 지어 서 있는 가운데, 특별한 '기분'과 '색조'를 부여하는 건축물 하나가 눈에 꽉 찬다. 단순한 패널형 공장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충만한 내적 에너지를 선사할 것 같은 공간이다. '동질화된 사회에서 다르게 살아라. 관행의 벽을 허물어라'라고 외친다.

패널형 건물 즐비한 공단 속
전면 유리외관의 이색 공간

1·2층 전시실·사무실 배치
전망 좋은 3층엔 직원 식당

두꺼운 껍질로 덮인 건물 속
 사람 배려한 부드러운 속살

 
1971년 철제가구를 처음 생산한 이후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내화금고를 생산하는 ㈜부일금고는 수출 2천만 달러 시대를 여는 지역의 알짜 중견기업이다. 부일금고 공장을 설계한 부부 건축가 L&P Partners 박소연 소장과 남편 이호수 소장을 만났다.

부부 건축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설계, 발주, 시공, 관리 업무까지 맡아 처리했다"라며 "상상의 공간이 눈앞에서 펼쳐지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햇빛에 맞춰 자재를 제때 바꾸는 기동성은 설계실에서 가만 앉아 있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기뻐한다. 프로세스를 일괄 처리하고 재활용을 많이 한 덕분에 건축비도 많이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면에서 부유하는 듯한 직사각형 형태의 사무동 형태는 내화금고의 강인한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표현한 공간이다. 일과 대부분의 시간을 산업단지 내에서 보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게끔 접근이 쉬운 1층에 전시실을 마련했다. 2층은 생산라인과 연계가 쉬운 사무공간, 3층에는 식당, 샤워실 및 휴게시설을 배치했다. 경비동도 규모를 크게 설계해 컨테이너 기사, 직원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 부부 건축가는 형태 자체를 강조하면서 단순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평범한 단순함이 아니라, 긴장감을 주면서 진솔한 무게감 같은 인상을 느끼게 한다.

 
 
가장 전망 좋은 곳에 배치된 직원 식당. 건축사진 작가 윤준환 제공
 
금고는 한 개인이나 집단의 소중하면서도 은밀한 무엇인가를 보관하는 매개물이다. 부일금고 공장 역시 직사각형의 두꺼운 껍질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과일의 속살이 차례차례 나타나는 듯한 느낌을 주게 처리했다. 사무실과 공장은 형태뿐만 아니라, 동선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사무실 직원들은 공장 노동자들의 애로사항과 어려움을 잘알고 배려해줘 직원간의 화합도 무척 좋다
"건축이 시적인가, 음악적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얼마만큼 주어진 현실에 깊게 밀착하고 서로 진실성 있게 접근했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완공 후의 느낌을 털어놓는다.

건축주인 박일국 부일금고 대표는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좋은 건축물을 남겨준 건축가가  고맙다"라며 "직원 식당을 가장 전망 좋은 곳에 배치하고  자재도 가장 좋은 것을 써 주기를 당부했다"라며 흡족해 한다.

그들의 작업은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보이지 않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차가운 상상'이 아니라, 보이는 공간 속에서 일반인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찾는 '따뜻한 상상'이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건강한 건축'을 지향한다.

부일금고 공장은 묵직하게 침묵하며 경청하는 자세로 서 있다. 침묵은 스스로의 힘에 대한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아직 젊지만 가능성 있는 이들의 '따뜻한 상상'이 얼어붙은 공간을 데워 줘 '공간의 온기'를  공유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

박소연 소장은 짐앤홀스코리아, 정림건축, 미국 뉴욕의 바바라 마크스 아키텍트(Barbara Marks Architect)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호수 소장은 2002년 정림건축에 입사해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 프로그램' 및 장애인 주택개조사업에 다양한 재능 기부를 하였다. 박태성 선임기자 pts@busan.com

 

L&P Partners 박소연·이호수 소장 

"건축은 주변 여건과 교감하며 진화"
 
(2015-04-27일자 부산일보)
 
 
 
서로 격려하면서 건축을 완성하는 과정에 보람을 느껴요."

부부 건축가인 L&P Partners 박소연·이호수 소장은 "현재 유기체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장소성'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건축이라는 담론은  혼자서 규정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유·무형적인 여건들과 교감하면서 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 소장은 "건축 현실은 척박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접근하면 좋은 건축이 완성된다는 것을 여러 번 깨달았어요"라고 말한다. 이 소장 역시 건축 현실에 대해 "건축 규제가 지나치게 많아 건축가 본연의 일보다는, 인·허가 업무 처리에 시간을 낭비하는 관행도 고쳐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역사적이고 기념비적인 건축물보다는 지역의 소소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움직임들을 건축물에 담고 싶다"라며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충실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공간을 주체적으로 확보하려는 바람직한 움직임들이 많아요. 부산일보가 '우리 곁의 작은 건축' 시리즈를  연재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박 소장은 "아름다움도 결국 현실에서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나의 역사, 도시의 역사, 나아가 국가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겠어요"라는 건축관을 당당하게 밝힌다. "앞으로 부부 작업실을 만들려고 하는데, 여태껏 실무를 하면서 경험해 온 '공간'들을 실험해 보고 싶다"라는 의욕을 밝힌다.

이들의 건강한 인식에서, '좋은 건축'을 향해 스스로의 힘으로 자전거 페달을  땀 흘리며 밟고 있는 젊은 건축가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일, '상생의 건강한 건축'을 위한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박태성 선임기자
 
박소연과  이호수 부부 건축사는 (박일국 이사장 의 자녀와 사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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