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고 56회 졸업생인 노상만(69) 개성고 역사관장의 말이다.
개성고(옛 부산상고)는 유독 독립운동가가 많은 곳이다. 박재혁 의사를 비롯한
개성고 출신 독립유공자만 30명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4회 졸업생인 박재혁 의사는 소위 ‘아픈 손가락’이다. 목숨을 걸고
당시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던졌지만 그의 생가는 물론 후손마저 생활이 어렵다.
노 관장은 “개성고 총동창회가 1998년 부산진구에 박재혁 의사 동상을 세우고
매년 추모행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박 의사의 뜻을 기릴 공간과 사업이 없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박재혁 의사와 관련된 기록이 너무 부족한 점이다.
박 의사가 이른 나이에 사망해 유족이나 후손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건 경위를
듣거나 유품 등을 챙기지 못했다. 노 관장은 “일본이 패망 후 개성고 학생 생활
기록부를 제외한 모든 기록들을 불태워 동문들이 갖고 있던 자료들을 수소문해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개성고 총동문회는 박 의사를 비롯한 모교 출신 독립운동가의 동상 설치도
계획 중이다. 노 관장은 “박 의사는 안중근·이봉창·나석주 의사와 함께 4대
의사로 불려도 손색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신문]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