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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태 사장, 부일장학회 강탈에 통한의 눈물
 제목 :  김지태 사장, 부일장학회 강탈에 통한의 눈물
작성자 : 이종철(65) / 2012-11-01

“김지태 사장, 부일장학회 강탈에 통한의 눈물”

김희돈 기자

2012-10-26 [10:42:40] | 수정시간: 2012-10-26 [14:57:48] | 2면

▲ 25일 부산역 귀빈실에서 1962년 고 김지태 씨가 쿠데타 세력에게 부일장학회를 강탈당할 당시 부산일보 기자로 근무했던 최봉경(80) 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

 

1962년 고 김지태 씨가 강압에 의해 부일장학회를 5·16장학회(현 정수장학회)에 넘긴 것을 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헌납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지태 씨가 사장으로 있던 시기 부산일보 기자의 생생한 증언이 나왔다.

 

"김지태 사장이 부산일보 간부들을 한 번 둘러보더니 눈물을 주르륵 흘렸습니다. 애지중지 키워오던 신문사를 뺏기면서 흘린 통한의 눈물입니다."

 

"1962년 당시 부산일보 기자 근무 최봉경 씨 증언

"부산구치소 면회 온 간부들 보곤 눈물을 주르륵"

 "언론에 깊은 애정, 자진해 내놓을 상황 아니었다"

 

1958년 부산일보 공채 2기로 입사해 62년 당시 기획조사부 기자로 근무했던 최봉경(80) 씨의 증언이다. 최 씨에 의하면 당시 부산일보 사장이던 김지태 씨는 재산 해외도피 등 혐의로 군법회의에서 징역 7년을 구형받고 부산구치소에 복역 중일 때 면회를 온 부산일보 간부들 앞에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쿠데타 세력에게 부산일보와 부산·한국문화방송을 넘기겠다는 약속을 하고 풀려나기 직전의 일이었다.

 

최 씨는 당시 5년차 기자에 불과했기 때문에 면회에 동참하지는 못 했으며 면회를 다녀온 김 모 취재부장(현 사회부장)이 직접 전한 사실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최 씨는 "최근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보니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이 많더라"며 "불의라는 것을 알면서 침묵만 지키는 것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한다"고 입을 열었다.

 

김지태 씨는 당시 부산일보와 부산문화방송 등 언론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실제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강압에 의하지 않고는 자진해서 내놓을 상황이 전혀 아니라고도 했다.

 

최 씨는 "김 사장이 앞서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혁명을 겪으며 언론의 힘과 중요성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애정을 쏟아 부었다"며 "당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떠오른 김주열 군의 사진을 부산일보에 실은 후 신문사 3층 사장실에 직접 라디오 방송 장비설치해 마산과 부산의 독재저항 상황 방송을 직접 진두지휘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정계를 은퇴한 김지태 씨는 당시 부산대 교수로 유명세를 떨치던 황용주 씨에게 집을 제공하겠다는 제안까지 하며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영입하는 등 부산일보 키우기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시설 투자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실제 김지태 씨는 1961년 중앙동에 부산일보 신사옥을 짓기로 하고 기공식을 가졌다. 또 직접 독일에까지 가서 새 윤전기 도입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때 함께 간 부인이 끼고 온 반지가 뒷날 밀수죄로 구속되는 사유가 된다.

 

"최근 부산일보가 당시 자본잠식으로 재무상태가 엉망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무상태가 엉망이면 어떻게 큰돈을 들여 인재들을 영입하고 사옥과 기계에 투자를 할 수 있었겠는가."

 

강탈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은 없었을까? 목소리를 높이던 최 씨는 그러나 당시 부산일보 기자로서 부당한 강탈에 저항하지 못하고 술자리에서만 비분강개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책망했다.

 

"요즘도 지인들이 저를 부산일보 기자 출신이라고 소개하면 못하게 한다. 비록 총칼로 언로를 막고 있던 군사정부 시절이긴 했지만 당당히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저 자신이 부끄럽다."

 

최 씨는 부산일보에서 논설주간으로 정년퇴직한 후에도 촉탁논설위원으로 8년을 더 일해 만 40년이라는 역대 최장근무 기록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사사(社史) 집필에도 참여해 5·16장학회 출범 시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자료도 수집했다고 한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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