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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현 선배님을 소개합니다~
 제목 :  금수현 선배님을 소개합니다~
작성자 : 이혜미(97) / 2012-02-05

  난새를 아시나요? 금난새 씨는 크게 세 가지로 유명한데요. 첫째, 클래식 대중화의 아이콘. 둘째, 최초의 한글이름 소유자. 셋째, 국민가곡 「그네」의 작곡가인 금수현 씨의 아들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렇게 금난새 씨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친숙하지만, 그의 아버지이신 금수현 선생님에 대해서는 우리 세대에게 많이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의 아버지이자, 모교 제 24회 선배님이신 금수현 선생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모시 옥색치마~’로 시작하는 친숙한 멜로디. 어른들은 아마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바로 금수현 선생님(1919~1993)께서 작곡한 「그네」라는 가곡입니다. 금수현 선생님의 장모는 당시 부산에서 각광받고 있던 소설가 김말봉 씨인데요. 작곡가 사위를 총애한 김말봉 씨는 어느 날 사위에게 자작시(詩)를 전하고, 그런 장모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금수현 선생님이 심혈을 기울여 곡을 붙인 결과 탄생한 작품이 바로 「그네」(1946)라고 합니다. 지금은 국민가곡이 되었죠?

  금수현 선생님의 이름에 관해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당시 27세의 젊은 나이로 동래고녀(동래여고)의 교감 자리에 오른 선생님은, 그곳 교사 절반의 성씨가 김(金)이라 ‘김선생!’하고 누가 부르면 모두가 고개를 돌리는 것이 마땅치 않아 김 씨였던 자신의 성을 한글인 금 씨로 바꾸기로 결심합니다. 이미 김 씨에 익숙해진 교사들이나 학생들은 그 후로도 예사로 금수현 선생님을 부를 때 실수를 하곤 했지만요.

  이렇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았던 금수현 선생님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음악용어의 한글화에 있는데요. 1957년에는 문교부 편수관 직에 임명되기도 합니다. 또한 자녀들의 한글이름 짓기에도 앞장서, 한글 애호가로서의 진정한 면모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탄생한 이름이 바로 대한민국에 등재된 최초의 순 한글 이름, ‘금난새’입니다. 그 후로 금난새 씨 동생들의 이름은 ‘ㄴ’자 돌림으로 지었고, 금난새 씨 자녀들의 이름은 ‘ㄷ’자 돌림으로 지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열렬한 한글 사용 지지자였던 금수현 선생님은 1981년에 제 10회 외솔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근대음악의 선구자이자 진정한 한글 애호가이신 금수현 선생님은 이밖에도 작곡, 음악운동, 음악전문지, 음악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불후의 공적을 남기셨는데요. 이런 분이 우리 ‘백양인’의 선배이셨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고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이곳을 떠나신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분의 큰 뜻은 백양인의 긍지로 영원히 회자될 것입니다. 70년에 이르도록 사랑받고 있는 「그네」의 ‘한국적인’ 선율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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