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거대한 획을 그었음에도 박재혁 의사는 일반인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역사학습의 기초가 되는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도
박 의사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독립운동사 역시 서울의 관점에서
기술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취재진은 부산의 대형서점을 찾아 중학교 역사② 교과서 7종을 분석했다.
본문 안에 박 의사의 활약상이 소개된 교과서는 단 하나도 없었다.
교학사의 경우 67쪽 ‘애국지사들이 의거 일으키다’라는 단원에 ‘김익상은 조선
총독부에, 김상옥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였으며, 나석주는 동양척식주
식회사에 폭탄을 던지고 일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소개돼 있을뿐 박 의사는
보이지 않는다.
금성출판이나 동아출판도 ‘의열단은 일제에 위협과 공포의 대상이 됐다’고
다루었지만 박 의사를 소개하지는 않았다. 미래엔과 좋은책신사고도 마찬가지
였다. 천재교육과 지학사는 그나마 지도에다 의열단의 활동 지점과 인물을
명시했다. 부산과 밀양에서 는 박재혁과 최수봉이 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 의사의 자세한 활동상을 본문에 표현하지
는 않았다.
같은 서점에 있는 2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박 의사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해양대 김승(인문한국) 교수는 “총독부 동양척식주식회사나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인사는 피해 규모가 어떻든 모두 교과서에 소개돼 있다.
독립운동사 역시 수도권의 관점에서 기술돼 지역이 역차별받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