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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쎄시봉'에 개성고(부산상고) 교가가 나온 사연...
 제목 :  영화 '쎄시봉'에 개성고(부산상고) 교가가 나온 사연...
작성자 : 박기철(77) / 2015-04-14

*세씨봉 영화의 가상의 주인공인 오근태역이

실제로 이익균 선배님의 모델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이익균 선배님의 역활을 담당한 오근태역에 학교출신인 정우가 출연해서 연기를 했네요. ^^) 

*학교 교가 나오는 사연은 아래 인터넷기사를 스크랩 했습니다.(sbs뉴스  윤창현기자가 쓴 인터넷 기사입니다.)

[취재파일] 영화엔 안 나오는 '영화 쎄시봉' 이야기

입력 : 2015.02.06 08:53|수정 : 2015.02.07 09:59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영화엔 안 나오는 영화 쎄시봉 이야기 제가 '쎄시봉'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들은 건 까까머리 중학생이던 시절로 기억됩니다. 80년대 초반 사춘기 학생들의 몇 안되는 일탈의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밤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감미로운 DJ의 목소리로 자신이 보낸 엽서 사연이 읽히는 짜릿한 쾌감을 맛보는 것이었던 때였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DJ 이종환 씨가 음악감상실 '쎄시봉'과 그에 얽힌 사연들을 구수한 목소리로 풀어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더구나 '공동경비구역 JSA'와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각본과 연출을 넘나들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김현석 감독의 작품이어서 더 큰 기대를 품게 했습니다.

영화는 이런 기대들을 저버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 전편을 감싸는 풍성한 음악, 그리고 실화와 허구를 절묘하게 버무린 탄탄한 각본에 푹 빠져 2시간이 어떻게 흘러 갔는 지 모르게 지나가더군요.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많은 이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것은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을 법한, 비밀스런 일기 같은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시사회를 본 어떤 기자가 전화가 와서 영화를 다시 볼 수 없겠냐"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보긴 봤는 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는 겁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자기 추억을 떠올리며 머리 속으로 다른 영화를 찍고 있었으니 기억이 안 날만도 합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 중에 여럿이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쎄시봉
● 가상의 주인공 '오근태'…실제 인물은(?)

이 영화는 전설적인 듀오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를 상상력을 동원해 풀어낸 작품입니다. 평생의 친구 윤형주와 송창식, 그리고 제 3의 인물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오근태가 등장합니다. '응답하라 1994'로 뜬 배우 정우 씨가 그려낸 순정남입니다.

그런데 이 '오근태'는 영화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실제 '트윈 폴리오' 결성 당시 존재했던 제3의 실존인물은 이익균 씨입니다. 이 영화에 다른 인물들은 모두 현존하는 실존인물들의 실명으로 등장하지만 유독 주인공인 오근태 역은 가상의 인물로 그려냈습니다. 아마도 오근태(정우)와 민자영(한효주)의 러브스토리가 완전히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인데다 지금은 가수로 활동하지 않는 이익균 씨와 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 제작진이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촬영 허락은 받은 것이 바로 이익균 씨라고 합니다.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엄연히 트윈 폴리오 제 3의 인물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 속 이야기를 이익균 씨의 실제 경험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었고 실존인물에게 최소한의 대가를 지급해야 하겠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입니다.
취파
트윈 폴리오 제3의 실존멤버 이익균 씨는 부산상고 출신으로 故 노무현 대통령과 동기동창이라고 합니다. 당시 연세대 토목공학과에 재학 중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내고 군에 입대하는 설정인데, 실제로 이 씨는 트윈 폴리오 데뷔를 앞두고 어려운 가정 형편과 집안의 반대로 가수활동을 포기하고 군에 입대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네팔에서 건축사업을 하고 계시다는 데, 영화 개봉에 앞서 VIP 시사회에도 참석해서 오랜만에 윤형주, 송창식 등 트윈 폴리오 친구들과 재회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제작진을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고 대신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라며 '쎄시봉' 이름으로 기부약정서를 쓸 것을 요청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영화의 앞 부분에 주인공인 오근태와 윤형주, 송창식 등이 허름한 술집에서 처음 마주치며 주먹다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 데 이 때 오근태와 친구들이 술에 취해 부르는 노래가 다름아닌 '부산상고 교가'라고 합니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으신 이익균 씨가 제작진에게 유일하게 한 부탁이 영화에 바로 부산상고 교가를 좀 넣어 달라고 하셨고, 이를 김현석 감독이 서울로 대학 온 동창들이 술집에 모여 교가를 부르는 장면으로 재치있게 소화해 낸 것입니다.

● 20대 오근태와 40대 오근태
쎄시봉
영화에서 20대의 오근태는 요즘 가장 HOT한 배우 가운데 한 명인 정우 씨가 맡았습니다. 김현석 감독은 정우 씨가 음악적 감성에서는 조금 모자란 듯 하지만 순간순간 사람을 끌어 당기는 감정과 감성표현에서는 정말 훌륭한 배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수줍은 사랑 고백과 연인을 떠나 보내는 아픔을 담은 눈물 연기는 일품입니다. 그런데 장면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 40대가 된 오근태는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 김윤석 씨가 맡았죠. 최근에 워낙 강렬하고 선이 굵은 악역을 많이 맡아서 이미지가 과연 어울리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쎄시봉
하지만 김현석 감독은 바로 그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순애보 같은 청춘을 보낸 뒤 변절과 체념으로 세파에 찌든 중년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다는 군요. 그리고 김윤석 씨는 정말 절묘하게 역할에 녹아 들었습니다. 허스키한 중저음으로 불러내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두 곡의 노래는 듣는 관객들의 귀를 의심케 할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중년의 오근태가 옛 연인을 우연히 만나 거짓말을 한 뒤 돌아서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는 장면에서는 믿고 보는 배우 김윤석의 관록이 묻어납니다.

● 실존인물들은 어떤 대가를 받나(?)
취파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 영화엔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같은 당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제작진은 영화 촬영 전에 이 전설적인 선배 가수들을 찾아가 시나리오를 보여 주고 한 분 한 분 촬영에 동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실명을 영화에 사용하는 데 대한 대가인데, 아무도 성명권을 주장하지는 않으셨다는 군요. 대신 이 분들께는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에 대한 저작권료가 지급된다고 합니다.

기본 300만 원에다 곡당 13,500원을 첫 날 개봉 스크린 수와 지분율을 곱해서 지급한다고 합니다. 첫날 개봉 스크린 수가 757개니까 영화에 쓰인 곡 수와 지분율에 따라서 최소 1천 몇백만 원 정도가 지급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쎄시봉'은 트윈 폴리오의 음악에 담긴 사연을 영화로 풀어 내다 보니 지금까지 어떤 한국 영화보다도 음악 작업에 많은 돈이 들어갔습니다. 영화의 배경이나 효과가 아닌 영화의 중심에 음악에 놓여 있기 때문인데, 영화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1억 내지 1억 5천만 원 정도의 음악 비용이 든다면 '쎄시봉'은 6억 5천만 원 이상을 음악 작업에 썼다고 합니다.

● 감독이 꼽은 베스트 컷은(?)
쎄시봉
영화 곳곳에 에피소드가 숨겨져 있겠지만 김현석 감독이 꼽은 최고의 장면은 '고백 씬' 이었습니다. 한 밤에 텅빈 '쎄시봉' 무대에 걸터 앉은 오근태는 노래를 부르며 떨리는 마음으로 민자영(한효주 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민자영은 오근태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입니다.

시사회 전 인터뷰에서 배우 한효주 씨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상 깊은 장면으로 이 부분을 꼽았는 데, 정말로 사랑에 빠진 것처럼 '설레였다'고 하더군요.

두 연인의 입술이 맞닿는 순간 현장의 스텝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입술을 만지작거렸다고 합니다. 김현석 감독도 촬영 당시 두 배우의 케미(호흡)이 너무 좋았고 편집 과정에서도 거의 손대지 않고 이 장면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촬영이 끝난 뒤 김 감독은 무전기를 통해 두 배우에게 '존경한다'고 말했답니다.

영화 '쎄시봉'엔 이 외에도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드라마의 힘이 있습니다. 60~70년대에 젊음을 보낸 아버지 세대를 그린 또 하나의 복고 영화라기 보다는 어느 시대, 누구에게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보편적 감성을 절묘하게 그려낸 오래된 일기장 같은 작품이라는 게 더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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