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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황재호(74회)동기 부인 이경희씨 인사말
 제목 :  故황재호(74회)동기 부인 이경희씨 인사말
작성자 : 윤상규(74) / 2014-11-08

* 고인이 된 황재호(74회 동기회 고문)동기 부인 이경희씨가 보내온 74회 및 선후배께 감사의 인사를 대리 게시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하 옮긴 글)
 
안녕하십니까. 이경희입니다.
금번 저희 배우자인 황재호 부지점장 본인상에 찾아와 주시고 위로의 말씀을 전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경황도 없고 애통한 마음에 주변을 살피지 못하여 혹 서운한 마음이 있으셨으면 널리 양해를 구합니다
저희 남편 황재호 부지점장은  1968년 5월8일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 부산상고(현 개성고)를 졸업후 1987년 신한은행에 입사하여 28년간 재직하던중, 금번 뜻밖의 일로 영면하게 되었습니다. 81세 모친과  슬하에 19세 딸,16세 아들을 두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저희 남편 황재호 부지점장은 부모님껜 둘도 없는 효자였고, 두 아이들에겐 다정한 아버지였으며, 친지어른들에겐 예의바른 사람이었고, 
형제들에겐 어떤 일이든 상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직장에선 최선을 다해 맡은 직무에 충실하였고, 고객에게 신뢰받는 은행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친구들에겐 허심탄회하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듬직한 친구였으며, 모교 은사님께 시간날때마다 연락드리고 찾아뵙는 따뜻한 제자였습니다.

고교 동기친구들과 20여년 전부터 프리맨 이라는 야구단을 만들어 취미활동으로 야구도 하고, 등산도 하고, 골프도 하는등 평소에 스포츠도 좋아하던 사람이라 더욱 당황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매년 동의의료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도 특별한 내용이 없었고, 마지막 근무처였던 사상금융센터 근처 병원에서 기침으로 3개월동안 초음파,ct검사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며 약만 복용하던 중, 목에 혹이 발견되어 해운대백병원으로 검사하러 갔던 것이 마지막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무리한 검사에 입원한지 하루만에 심장쇼크가 왔고, 2시간의 처치끝에 겨우 심장은 살렸으나 바로 뇌사 상태가 되었습니다. 병원에선 폐암이 심장에 퍼져 물이 차서 심장을 압박하여 그런거라고 했습니다.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큰딸 수능시험은 무난히 지나고 한두달 정도 남은 것 같다며  마지막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게 좋겠다고 담당교수가 말해주었습니다. 지난 11월1일 낮 면회시간에 시어머니와 중학생 아들, 친구들과 함께한 면회시간에 안정을 찾아 괜찮다고 이야기를 들은 후 오후에 중환자실 전공의가 바뀌었습니다. 하필이면 그날 저녁에 바로 일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병원 측에선 우연이라고 하지만, 불과 한달여 전만 해도 전혀 아픈기색없이 업무하고, 운동하던 사람이 검사하러 갔다가 바로 뇌사가 되었고, 각종 수치도 좋아져 장기간 가겠다고 말한 날 저녁에 운명한 것은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나버렸고, 잘잘못을 따져본들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기에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말 한마디 못하고, 주변정리도 못한채 이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 생각날 때마다 억울하고 원망스러워,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잠도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좋은 곳으로 가려면 이 세상과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서운하지만 마음의 정리를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쓰러진 첫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면회 와주시고 모든 일을 내 일같이 함께 고민해주신 박정민씨 감사합니다.
어릴적부터 함께 했던 상규씨, 응혁씨가 와주실때마다 저희 시어머니께서 기운을 얻곤 하셨습니다.
프리우먼 (친구 배우자 모임) 언니들도 매번 도시락과 죽, 과일 등을 싸오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셔서 잠시나마 고단함을 덜수 있었습니다.
일일이 언급할수 없을만큼 너무나도 많은 분들께서 중환자실에 면회와주시고, 장례식과 발인제에 참석해주시고,  장지까지 많은 분이 와주셨습니다.
비록 뜻하지 않게 서둘러 갔지만, 가는길이 외롭지는 않았기에. 저희 가족들은 진심으로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74회 동기분과 선후배 여러분.. 감사합니다 ...

늘 따뜻하고 다정했던 저희 남편 황재호 를 잊지 말아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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