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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황재호 후배에게...
 제목 :  (故)황재호 후배에게...
작성자 : 김수철(66) / 2014-11-04


재호야, 마음 편히 잘 가거라...

이승의 일은 살아있는 자들의 몫.

 

몇 년 전, 동창회 부차장으로 같이 즐겁게 활동하던 여러 일들이 스쳐 지나가는구나.

모교와 동창회를 위해 다른 사무국 요원들도 그랬듯이 너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했었지. 은행의 바쁜 업무 중에도 동창회 일에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맡은 일은 물론 선후배와도 잘 어울렸던 기억이 아련하다.

 

백양야구연합회와 74회 동기회의 주축으로 활동하면서 개인보다는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여러 가지 일이 아직도 생생하구나.

특히 20095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전 동문이 비통함에 잠겨있을 때, 6월 어느 날 모교 야구부가 광주의 무등기에서 우승하여 김상재 감독을 비롯한 야구부 전원이 봉화산 정토원의 노무현 대통령 영정 앞에 모여 우승기를 바칠 때, 우리는 큰 위로를 받았었다. 그때 무엇보다 너의 절친한 동기인 당시 김상재 감독과 몇 년간 함께 마음고생을 해오다, 첫 우승을 통해 한잔 술로 회포를 풀면서 감격의 눈물까지 흘리던 너와 정일이, 정민이 그리고 74회 동문들의 모습이 마치 어제 같은데...이제 너만 없구나...

 

이제 가장 활발하게 사회적 활동을 할 나이에 그렇게 허무하게 가니 정말 황망하구나.

그러기에 너무나 아쉬운 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도상에서 기쁜 일, 슬픈 일, 사랑하고 미워하고 하던 모든 일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하나의 꿈이라더구나.

불교의 핵심인 연기법이 사실이라면 너는 아마 천상에서 다시 태어날거야.

혹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디선가 우리는 좋은 기억으로 다시 만날거야.

그때는 내가 후배가 될 지도 모르지.

혹시 다시 만나더라도 좋은 친구가 되자.

 

재호야, 그동안 고마웠다. 그리고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었던 게 너무 없어 미안하다.

언젠가 또 다른 인연으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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