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혁 의사 삶 담은 동화책도
- 내달 민주항쟁사업회가 발간
내년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부산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동구 이바구길에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29인을 기리는 기림벽이 세워졌다.
16일 부산 동구 좌천동 금성고등학교 앞에서 열린 ‘동구 출신 독립유공자 기림벽 제막식’에서 최형욱(오른쪽) 동구청장 등 내빈들이 기림벽을 살펴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동구는 16일 좌천동 금성중·고등학교 앞에서 독립유공자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 출신 독립운동가 기림벽 제막식’을 열었다. 최형욱 동
구청장은 이날 행사에서 “동구는 부산에서 가장 많은 29인의 독립유공자가 나
온 과거 항일운동의 중심지로 충절과 독립의 혼이 살아 있는 지역”이라며 “기림
벽 사업에 이어 동구의 역사적 자산 가치를 높이는 일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
고 말했다.
동구는 기림벽을 임진왜란과 3·1운동의 역사가 서려 있는 부산진성과 정공단,
부산진일신여학교 등이 연결되는 금성고 앞 벽면에 조성했다. 이는 1919년 3월
1일 일신여학교 학생들이 손수 만든 태극기를 손에 들고 학교 아래 정공단길에
서 만세를 불렀는데, 수백 명의 시민이 합세해 부산지역 3·1운동의 효시가 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 기림벽은 부산포 개항가도와 증산공원 사이에 설치돼 이바구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역사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동구는 독립 운동가 박재혁 의사의 기념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박 의사는 동
구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부산경찰서를 폭파한 대표적인 지역 독립운동가다. 동
구는 앞서 범일동 ‘독립운동가의 골목’에 박 의사가 그려진 벽화를 페인트로 덮
어 버려(국제신문 지난 8월 24일 6면 보도) 논란이 됐다. 벽화 속 박 의사 얼굴
이 심하게 손상돼 복구해달라는 민원을 받자 훼손 정도가 심해 복원이 어렵다
는 판단 아래 아예 페인트로 덧칠해 벽화를 지워버린 것이다. 동구 관계자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자성대 특화거리 조성사업이 추진되면 이와 연계해 박 의
사 벽화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의사의 생을 기린 동화책도 다음 달 발간된다. 부산민주항쟁기념
사업회는 ‘부산을 빛낸 5인’ 동화책의 발간을 추진 중인데, 가장 먼저 박 의사 편
을 선보인다. 집필은 안덕자 동화작가가 맡는다. 기념사업회는 현재 박 의사를
비롯해 ▷의열단에서 활동한 여성독립운동가 박차정 의사 ▷한국 최초의 사회
주의 학생운동 단체인 ‘공학회’를 만든 이종률 선생 ▷사재를 털어 독립운동 자
금을 지원했던 안희제 선생 ▷신간회 부산지회장을 역임한 최천택 의사 등의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부산시교육청과
협의해 일선 학교와 도서관에 동화책을 배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